주식 좀 한다는 사람들이 약속처럼 하는 말이 있어요. "종목 고르기 어려우면 그냥 지수 사. 미국 대표 500개 회사에 골고루 담기니까 안전해."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보셨죠? 실제로 이건 꽤 괜찮은 조언이에요. 어설프게 한두 종목에 걸었다가 물리는 것보다, 대표 기업 묶음을 통째로 사는 게 마음 편하니까요. 그런데요. 이 말이 절반만 맞다는 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드물어요. "골고루 담긴다"는 그 안도감. 오늘은 그 안도감의 뚜껑을 한번 열어볼게요. 열고 나면, 다음부터 뉴스가 다르게 들릴 거예요.
여기 '미국 대표 500' 바구니가 있어요. 이름은 S&P500. 겉보기엔 500칸짜리 사물함처럼 생겼어요. 칸마다 회사 하나씩, 공평하게. 상상만 하면 참 평등해 보이죠. 그런데 이 사물함, 함정이 있어요. 칸 크기가 다 달라요. 어떤 칸은 옷장만 하고, 어떤 칸은 손바닥만 해요. 왜냐하면 이 바구니는 '회사 몸값이 클수록 큰 칸을 주는' 규칙으로 만들어졌거든요. 그러니까 500개가 들어 있는 건 맞는데, 자리를 똑같이 나눠 가진 게 아니에요. 당신이 이 바구니를 사면 큰 칸을 차지한 회사에 더 많이, 작은 칸 회사엔 아주 조금 넣게 돼요. 사물함 겉면만 보면 500개지만, 실제 무게는 몇 개의 큰 칸이 다 쥐고 있는 거예요.